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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예상외의 소환」


「오, 기다려주세요! 우선은 블랑카님 중개를 받지않으면」


로도니아의 왕가 어용 상인 자하르·바로후는 가볍게 일례를 하면, 시녀가 제지하는 것도 듣지않고, 성큼성큼 방안으로 들어왔다.


「무, 무례하다! 바로후!」


자하르는 시녀장 블랑카·제데크가 소리를 질러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하하하, 무사하게 도착하셔서 최상입니다. 그런데 거기 여자, 나는 왕의 명령을 받고 있다. 연작처럼 번거롭게 지껄이면 너는 옆방에 대기받을까」


「시, 실례다! 아무리 왕의 마음에 든다고 해도, 평민인 너가……」


블랑카의 목소리가 도중에 멈춘다.
리랴가 퍼뜩 블랑카를 보면 그녀는, 빠끔빠끔 입을 움직이는 것만으로 말을 잃었다.


「브, 블랑카에게 무엇을 했지!?」


「뭐, 굉장한 일은 아니야. 다만, 아직 신출내기 마법사의 당신은 사용한적이 없는 마법이다」


자하르는 겁없는 미소를 띄우면 그를 안내한 시녀에게 턱을 들었다.
시녀는 바닥에 주저앉아서, 덜덜 떨고있다.


「거기 여자, 이 녀석을 동반해서 옆방에 가있어라. 이것은 보리스님의 명령이다. 나는 리랴님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시녀는 떨린 채로 일어설 수 없다.
아무래도 넋을 잃었다.


「바보가!」


자하르의 투박한 손이 갑자기 시녀의 유방을 잡았다.


「갸웃!」


아직도 20세 정도의 젊은 시녀는 비명을 지른다.
자하르는 그것을 보며 천한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그만둬, 그녀들에게 난폭하게 하지말아줘!」


「그러면, 이 녀석들에게 물러나도록, 당신이 명령하는게 어떨까」


젊은 시녀는 어떻게든 일어설 수 있었다.
리랴는 「나는 괜찮으니까」라고 명해서 두 사람은 옆방으로 물러났다.


──리랴는 2명의 시녀가 물러나면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자하르에게 다시 향한다.


「그래서 아버지의 명령은……어떤 일입니까?」


평정심을 잃지않고 침착하게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는 리랴에게 자하르는 소름끼치는 미소를 띄웠다.


「간단한 일……당신에게는 『어둠의 마녀』가 되주시는 겁니다」


「어, 어둠의 마녀!?」


「그렇습니다. 금단의 어둠의 마법, 그리고 사령술……온갖 어둠의 마법을 배우고 다한다. 그리고 그 도움을 주는 것은 나……」


자하르의 말을 들은 리랴는 그것이 아버지의 의사라고는 믿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음속으로부터 쥐어짜는 목소리로 자하르에게 호소했다.


「다,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일반적인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거기에 당신이 아첨하게 되고 나서 최근의 아버지는 완전히 이전과 달라져 버렸습니다」


「하하하, 이제 정체를 밝혀도 좋겠죠. 어용 상인 자하르·바로후는 세상의 이목을 피하는 가짜 모습. 저는 어둠의 마법사로, 악마를 사역하는 소환자 그레고리·애쉬. 이미 당신의 아버님은 내가 사역한 악마에게 영혼이 먹혀지고 있다. 그리고 왕위 후계자인 당신의 형님이나 누님들도 어둠에 매장될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아버지가!?
그 급격한 변모의 원인은 역시 악마가 매달려서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형님이나 누님들의 생명까지 빼앗으려고 꾀하고 있다고는!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보리스왕은 『응급』으로 돌아가시게 된다. 그 후, 로도니아왕이 되는 것은 이 나다, 하하하하하」


의기양양한 그레고리.
이 남자가 아버지에게 아첨한 것은 역시 사악한 야망이 있었다.


「다, 당신이 생각한 대로는 절대로 안되요. 마리아나는 지금, 이 발렌타인에서 내 경호에 오르고 있지만, 아버지의 곁에는 아직도 로도니아 최강의 네 기사가 있어요」


리랴는 어떻게든 상대의 기분을 꺽으려고 했지만, 자하르……아니 그레고리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내가 그 네 기사를 방치해둔다고 생각하는가, 이 어리석은 년이. 내 부하 악마가 사용한 매혹의 마법으로 이미 포로로 하고 있어. 하하하하하!」


그레고리의 말을 들은 리랴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처해있었다.
분명 상급 마법사로 보이는 그레고리에게는,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반쪽에 지나지 않는 마법사인 계집아이에게 질수가 없다.
더 이상 저항할 방법을 모두 잃은 리랴는 무심코 하늘을 올려다본다.


「시, 신님!」


「하하하, 빌어도 쓸데없다! 신에게 너의 기원따위 닿을리가 없다. 대신에 내가 빌어주지, 무서운 악마에게!」


그레고리는 새하얀 긴 턱수염을 어루만지면 싫은 미소를 띄워서, 영창을 시작한다.


「신을 거역해서, 하늘에서 땅에 떨어진 어둠의 동포. 명계의 나락에 있는 구자여. 내가 있는, 이 땅에 와라. 다수의 인간에게 재앙을 줘라, 죄를 범하게 하기위해서」


그레고리의 마력이 높아져서, 주위 마력파(오라)가 방출되었다.
퍼벅하고 방의 공기가 삐걱거린다.


이윽고 리랴의 눈앞에 돌연, 거대한 푸른 화구가 나타났다.
방안에 사악한 장독이 가득 차서 가슴이 답답해져 간다.
──악마가 이계에서 현세로 나타나는 수단의 하나인 이계문이다.


시녀나 경호 기사들이 방 안의 이상한 모습을 헤아렸는지, 계속 문이 열려고 한다.
하지만 그레고리가 강력한 마법을 걸어둔 것처럼 문은 꿈쩍도 하지않는다.


「하하하, 번거로워! 수면(슬립)」


이윽고 두드리던 문에서 소리가 사라졌다.
그레고리가 시녀는 물론, 기사들도 재웠다.


「하하하, 자 출로! 응, 응!? 너, 너는 기억에 없는 악마인데」


호출한 악마를 슬쩍 본 그레고리는 의아스러운 표정이 된다.
아무래도 호출한 악마가 다르다.
출현한 악마는 후드로 얼굴을 가리고 있기 때문에 표정을 알 수 없다.
복장은 칠흑의 망토를 휘날리며, 동색의 로브로 몸에 감은 마른 몸의 남자다.
당황하는 그레고리에게 중후한 목소리로 자신의 의사를 돌려준다.


「하하하, 무슨 말을 하지. 나는 너의 요구에 응해서 명계에서 왔다. 자 소원을 말해라!」


「기, 기다려! 너는 나의 사역하는 악마와 다른데……뭐, 뭐 상관없겠지. 이 여자를 어둠으로 물들이겠어, 도와줘」


「호오! 아직 이 푸른 꽃봉오리를 끔찍하게 눌러꺾어서, 어둠으로 떨어뜨리려고?」


악마는 리랴를 응시하며 말한다.
후드 탓으로 표정은 모른다.


「하핫! 미안하지만 거절이다. 이 나라에 마법을 배우러온 순수하고 한결같은 소녀를 어둠에 떨어뜨리는 행위는 도저히 할 수 없구나」


악마는 즉석에서 고개를 옆으로 흔들면, 단호히 그레고리의 소원을 퇴짜놓았다.
그레고리는 분한 듯이 입술을 악문다.
인간을 어둠으로 떨어뜨리는 것을 거절하는 바뀐 악마는 역시 격상이며, 자신의 제어가 듣지않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내가 말하는 것을 듣지않는 악마따위 불필요하다. 이, 이계에 돌아가라! 귀환」


하지만 귀환의 마법은 발동하지 않았다.
악마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은 채며, 그레고리의 필사적인 모습을 조롱하듯이, 다만 큰 웃음이 울린다.


그레고리가 당황하는데는 이유가 있었다.
악마에게는 실력이 수반된 분명한 서열이 있다.
소환자의 실력에 알맞는 악마가 아닌 악마는 반항해서, 제어는 듣기 어렵다.
상위에 위치한 악마가 기분을 해쳐버렸을 경우, 소환자는 대단한 노고를 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냉혹하고 교활한 악마에게 설파되서 영혼을 빼앗기는 두려움도 없지는 않다.
불안에 몰아진 그레고리는 무심코 악마의 이름을 추궁했다.


「너, 너의 이름은 뭐지?」


「하핫, 너에게 가르쳐줄 이름은 없다. 다만 상냥한 여자를 괴롭히는 사람은 허락하지 않는 악마라고 말하지. 자 너에게는 처분을 받을까」


그레고리는 악마가 방사하는 불길한 장독과 마력파를 느끼고 자신이 사역하고 있는 악마와 다른 것 뿐만이 아니고, 아득하게 격상의 악마를 호출해버린 일에 전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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