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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2화 「블랑카 통곡」


리랴의 방에 불린 블랑카는 권유받은 팔걸이가 있는 의자에 앉았다.
블랑카에게는 뭔가 불만이 있어보였다.
리랴는 그것을 민감하게 감지했다.
그래서 그녀로부터 먼저 말을 꺼내도록 재촉했다.


「제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블랑카, 당신은 뭔가 저에게 할말이 있어 보이네요. 괜찮다면 먼저 이야기해주세요」


이것은 루우와 하고 있는 마도권의 마력파(오라) 읽기의 훈련 덕분이었지만, 리랴는 결코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그리워하는 시녀장의 한결같은 생각이 리랴에게 전해져온다.
블랑카는 발언이 허가됐지만, 일단 리랴에게 다짐한다.


「리랴님, 정말로 제가 먼저 말해도 괜찮습니까?」


「네」


리랴가 수긍하면 블랑카는 앉은 자세를 바로잡아서 말하기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제가 부탁드리고 있는 건……역시, 루우님께서는 받아들여 주실 수 없을까요?」


블랑카가 말하고 있는 것은 리랴가 루우와 결혼 후, 블런델 저택에서 살 때 고용인으로서 새롭게 고용받는 봉공이야기다.
아무래도 리랴와 떨어지기 어려운 블랑카에게 있어서는, 어려운 부탁으로서 진언하고 있다.


「그것은 제가 서방님과 결혼하고 나서, 블랑카가 블런델가의 저택에서 계속해서 제 시녀로서 시중들고 싶다는 의미인가요? 그래서, 블랑카, 당신은 큰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먼저 부탁한 것은 서방님이 아니고, 이 저부터니까요」


「리랴님!?」


눈을 크게 뜨는 블랑카.
블랑카는 리랴가 말하는대로, 루우가 자신을 멀리하려고 하고 있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그것이 자신의 주군인 리랴가 말을 꺼냈을줄은……
블랑카가 받은 충격은 크다.
그런 블랑카를 보고 리랴는 「어쩔 수 없네」라는 표정으로 쓴웃음짓는다.


「우후후……블랑카는 아무래도 자신의 행복을 생각해주지 않는건가요?」


한결같이 자신에게 다해주는 블랑카의 기분은 확실히 기쁘지만, 이대로는 안된다고 리랴는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리랴의 물음에도 블랑카의 완고한 기분은 변함없었다.


「리랴님! 제 행복은 일생 리랴님의 옆에서 시중드는 일입니다!」 


단호히 말하는 블랑카에게 리랴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너의 기분은 굉장히 기뻐……그렇지만 안되요」


하지만 블랑카는 더욱 더 물러나지 않는다.


「안된다고!? 도대체 어째서!?」


「블랑카……지금까지, 당신은 한정된 삶만을 살아왔습니다. 저같은 풋내기가 성인 여성인 당신에게 말하는 것 자체가 주제넘지만 인생은 다양한 삶의 방법이 있어요……거기에 저는 결혼 후, 발렌타인에 귀화할 예정입니다. 당신도 그렇게 할 생각인가요?」


「당연합니다!」


「에으음, 블랑카 스스로에게 귀화할 기분은 있고……메모, 메모하면……」


「리랴님?」


무심코 메모를 취하는 리랴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는 블랑카.
리랴는 당황해서 다짐을 받은 종이를 숨겼다.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럼 이렇게 하고 있어도 변하지 않습니다. 화제를 바꿀까요?」


「화제?」


리랴의 말에 블랑카는 더욱 더, 수상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을 본 리랴는 어흠 헛기침을 해서 완전히 다른 화제를 잘랐다.


「후후후, 최근 블랑카는 제랄·개로와 백작과 자주 만나뵙고 있어보이네요?」


「제, 제랄님!? 어, 어째서 갑자기 그 이야기로?」


리랴가 제랄의 이야기를 꺼낸 것에 블랑카는 놀라고 있다.
하지만 블랑카는 평소에 얼마나 제랄을 리랴에게 말하고 있는지, 전혀 자각이 없었다.


「블랑카는 깨닫고 있습니까?」


「무, 무엇을 말입니까?」


「블랑카는 매일, 매일 제랄님의 이야기만 하고 있어요. 덕분에 저는 제랄님의 성격이나 조제언니의 자라난 내력에 완전히 자세하게 됐으니까」


리랴의 야유라고도 말할 수 있는 말에 블랑카는 겨우 자신의 언동을 알아차렸다.
과연 부끄러워서 숙여버리는 블랑카.


「우우우……」


「여기서 분명히 들어두겠습니다. 블랑카는 제랄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습니까?」


「어, 어떻게……라면?」


「남성으로서……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애대상으로서 의미입니다」


「리, 리랴님!」


리랴가 넣은 돌직구에 놀라서 블랑카는 눈을 크게 떴다.
동요한 블랑카에게 리랴는 가차없이 추격을 걸었다.


「거만하게 들리실 수도 있으시겠습나다만, 연애경험은 아주 조금 제쪽이 많습니다. 자, 분명히 말해주세요」


「벼, 별로……저는 제랄님을 존경할 수 있는 분으로 밖에……」


「브~!」


블랑카의 대답을 부정하는 독특한 효과음에 블랑카는 흠칫 신체를 진동시켰다.
그런 블랑카에게 리랴는 그녀의 평상시 발언을 나열한다.


「거짓말……이군요. 훌륭하고, 상냥하고, 성실하고, 솔직하고, 신사적이고, 그리고 강하고 남자다운 일을 하시는 남자분……블랑카, 이것들은 모두 당신이 제랄님을 찬사한 말이에요」


「…………리랴님, 저에게는……저는 모릅니다」


리랴에게 추적했던 블랑카는 버려진 새끼 고양이처럼 슬픈 시선을 향해왔다.
드디어 블랑카는 흉금을 열고 결의를 굳혔다.
그런 블랑카를 리랴는 상냥하게 응시했다.


「블랑카……」


「저, 저는 곧 35세가 됩니다. 15살에 왕궁에 들어가서 18살부터 리랴님을 시중들기를 16년 남짓, 확실히 저는 남자분과 교제한 적따위 없습니다. 이 기분이 과연 『좋아』라는 감정인지 어떤지는?」


필사적으로 묻는 블랑카에게 리랴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온화한 어조로 말한다.


「그럼 상상해주세요. 제가 내보내고 블랑카가 향후 로도니아에서 살아가는 것을……왕궁에 남거나, 그렇지않으면 다른 길을 선택하거나? 그 때 자신의 기분을 털어놓거나 상담할 수 있는 존재는 도대체 누구죠?」


「로도니아에서는 저에게……그, 그런 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랄님이라면 절대로 분명하게 들어주십니다! 아!?」


작게 외치는 블랑카는 겨우 자신의 기분을 알아차려 왔다.
그런 블랑카에게 리랴는 크게 수긍했다.


「이제 눈치채셨네요. 제랄님은 당신에게 있어서 이미 둘도 없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거기에 저와 블랑카는 똑같아요」


「똑같……다고요? 리랴님과 제가?」


「네! 서로 위험한 부분을 살릴 수 있었던 왕자님을 좋아하게 된거에요. 이것은 여성에게 있어서는 이상……이죠?」


「같다고요……리랴님과 같다……내가」


블랑카는 리랴가 말한 말을 반복한다.
확실히 리랴는 루우에게, 그리고 자신은 제랄에게 도움받은 일로 상대와 깊게 관련되어 갔다.


「블랑카!」


여기서 리랴는 단호히 시녀장의 이름을 불렀다.
그녀의 어조는 또 변한다.


「축하합니다!」


「에, 축하합니다……란?」


당돌한 리랴의 말에 놀라는 블랑카는 계속해서 말을 기다렸다.


「리랴는 서방님으로부터 중요한 전갈을 맡게 됐습니다」


「중요한 전갈……입니까?」


루우로부터의 중요한 전갈?
그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블랑카에게는 전혀 짐작이 가지않았다.
리랴는 크게 심호흡을 한다.


「네! 그럼 전합니다! 제랄·개로와 백작은 블랑카·제데크……당신을 소중한 둘도 없는 여성이라고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조금 전 제랄이 드디어 입으로 낸 결의.
루우는 리랴에게 미리 염화로 전하고 있었다.
당연히, 블랑카의 놀라움은 헤아릴 수 없었다.
보통은 이렇게 친해지면 서로 호의를 가지고 있는 것에 깨닫겠지만, 둘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그윽했다.
하지만 블랑카는 더욱 너무 그윽했다.


「에에엣!? 그, 그런……정말입니까? 송구스러운 일입니다! 상대는 이 발렌타인 왕국의 상급 귀족……저는 이 국가에서는 이방인으로 단순한 평민의 시녀기때문에……」


여기까지 와도 조심스럽게 말하는 블랑카에게 리랴의 질타가 보낸다.


「블랑카!」


「넷, 네!」 


「당신은 아직도 그런 일을 말하고 있습니까? 제랄님을 일생 잃어도 좋습니까? 상대는 당신에 대한 생각을 명확하게 했습니다. 당신도 분명히 여기서 스스로의 기분을 말하세요!」


리랴가 여기까지 말하고 블랑카는 겨우 실토했다.
그리고 동시에 딱딱한 숙녀의 갑옷이 망가져서 어린 아이처럼 울기 시작했다.


「에!? 제랄님을……일생, 이, 잃는다고!? 시, 싫습니다! 블랑카는 제랄님을 잃는 것은 절대로 싫습니다! 우, 우와아아아앙!」


통곡하는 블랑카.


리랴는 평소의 두 사람의 관계와는 반대로, 흐느껴우는 그녀를 자모처럼 지켜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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