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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올드걸스의 역습④」
「자유 맞선의 취지를 몰랐던 제 무지가……그래서 원인으로 루우씨, 그리고 이사벨들에게도 불쾌한 일을 겪게 해서……미, 미안해요……」
아드리누는 마지막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사죄한다.
평소의 건강한 아드리누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심한 침체다.
「그렇지 않아」라고, 루우가 말을 걸려고 한 순간,
「아니, 이번 건은 아드리누가 원인은 아니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련, 그리고 결국은 행운이에요」
아드리누를 꾸짖지 않고, 생각을 담아서 대답한 자는 슈잔누였다.
「원래 아드리누가 루우씨를 유혹해주지 않았으면, 그날 밤에는 어떻게 됐을까요? 분위기가 깨졌을 거에요」
「그렇지만……그것도 제 소꿉친구가 원인이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고 있어요, 아드리누. 원래 그를 부른 건 저에요」
아드리누를 위로하며, 슈잔누는 생긋 웃는다.
「아드리누가 루우씨를 유혹해서 데려와주신 덕분에, 우리는 가슴 설레는 즐거운 밤을 보낼 수 있었고, 마지막에도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신경써주셨어요」
아드리누를 신경쓴 슈잔누의 말을 받고, 이사벨과 넬리도 동의했다.
「확실히 그렇습니다. 저는 마법 이야기에 무심코 열중해서, 작전을 실패해 버렸습니다만……우후후, 즐거웠습니다」
「저도! 굉장히 즐거웠으니까요」
이사벨과 넬리의 말을 듣고 수긍하면서 슈잔누는 말한다.
「여러분, 괜찮다면 들어주세요……저, 어느 때 생각했습니다」
이번에는 슈잔누에게 모두의 주목이 모였다.
「저는 일 관계상, 몇 번이나 기사단을 따라다니며, 전장으로 나와서 치유를 해왔습니다. 인간끼리의 분쟁은 아닌, 토벌이 필요한 사람에게 해를 미치는 마물과의 싸움인 건 다행입니다만……」
슈잔누는 거기까지 말하면 「후우」하고 숨을 내쉰다.
「전장에서는 어찌나 쉽게 사람이 다치고, 죽어가고……그리고 죽기 직전 사랑하는 사람을 부탁한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얼마나 많은지」
슈잔누의 이야기는 매우 사실적이었다.
생과 죽음이 혼재한 전장에서, 치유사인 슈잔누가 열심히 자신의 역할을 완수하려고 하는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제 힘이 못 미치는 탓도 있어서 몇 분이나 고귀한 목숨을 잃어 갔습니다. 어이없다고 말할 수 있는 생명의 덧없음과 다음 생명을 잇고자 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인연이 생겨나는 건 왜일까? 저는 깊이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주 조용해진 루우의 연구실에, 슈잔누의 목소리만이 울리고 있다.
「어째서 일까요? 이 세상에 별의 수만큼 있는 남녀가, 이렇다 할 이유도 없이 특정한 상대에게 끌려서 맺어지는지……그리고 도착한 대답이란……」
꿀꺽……
누군가가 군침이 돌았다.
「사람은 절대로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그리고 운명에 이끌린 남녀 둘이 짝을 이룬다는 의미는 서로 유대를 쌓고, 다음 세대에 사랑을 전하도록 하는 창세신님이 사람의 아이에게 준 축복의 섭리는 아닐까요」
누구도 해명할 수 없는 사랑의 시스템을 창조한 건 만물을 만들어낸 창세신이라고, 슈잔누는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대답은 나오지 않았던 물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의 기분이 고조되도, 상대를 알지 못하고 겉돌면 어쩔 도리가 없다.
슈잔누가 우선 루우를 알고 싶다고 생각한 건 당연한 결론이다.
「루우씨에 대해서 잘 안다는 의미가 잘 안되서 아드리누에게 무심코 엉뚱한 화풀이를 해버렸습니다만, 그건 역시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아드리누 덕분에 우리는 루우씨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슈잔누는 이렇게 말하면 아드리누에게 돌아섰다.
그리고 머리를 깊숙히 내렸다.
「아드리누, 재차 사죄합니다. 정말로 미안해요, 그리고……고마워요」
「에!? 에에엣……그런 저야말로, 미안해요」
크게 손을 흔들며, 동일하게 고개를 숙이는 아드리누.
슈잔누는 마음이 놓인 표정을 하고, 이번에는 루우를 응시한다.
「루우씨, 저는 루우씨를 만나서 재차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결정했습니다. 창세신님이 정한 섭리에 따라서 솔직하게 행동하려고……루우씨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당신의 사정을 배려하면서, 자신의 마음에 솔직해지려고」
진지한 표정의 슈잔누였지만, 여기서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좋은 의미로 어깨의 힘이 빠졌다.
「루우씨……갑자기 깊은 교제는 무리일지도 모릅니다만, 우선은 친구로서 저를 눈여겨서 봐주실 수 있으십니까?」
슈잔누는 진지하다.
이렇게 되면 루우도 응하지 않을 수 없다.
「알겠어, 기꺼이 환영할게」
「감사합니다!」
슈잔누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렇게 되면 이사벨과 넬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마음은 같다고 추종한다.
「저, 저도! 부탁합니다」
「저도입니다! 친구가 되어주세요」
이렇게 해서……
루우와 이사벨들 한건은 낙착됐다.
루우가 프랑과 아드리누에게 아직 할 얘기가 있다고 해서, 이사벨들은 한발 앞서 루우의 연구실을 나왔다.
태양은 서쪽의 방위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지만, 밖은 아직도 덥다.
캠퍼스로 나와서, 분수의 옆까지 오면 이사벨들은 이번에는 잔디 위에 앉았다.
희미한 풀의 향기가 그녀들의 비강을 간질인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슈잔누의 몫이 된다.
「슈잔누! 고마워요」
「굉장해! 그렇지만 슈잔누는 바뀌었어요. 역시 일의 영향?」
이사벨과 넬리가 아는 한, 슈잔누는 더욱 자타가 엄격했다.
만난 남성은 슈잔누의 치유계 풍모와의 격차에 놀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잔누는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저도 여러가지 있었지만……아드리누를 보고. 그녀, 좀 더 극적으로 변했잖아요?」
「그러고 보니!」
「납득이에요」
학생시절의 아드리누는 조용하고 내성적으로, 게다가 말수가 적은 여자아이였다.
마법 여자학원의 교사가 된다고 들으면, 모교라고 해도 아드리누가 해나갈 수 있을지 어떨지, 라고 이사벨들은 매우 걱정한다.
하지만, 아드리누는 달라졌다.
대학졸업 직후, 아드리누는 푸념만 하고 있었다.
교사라는 일을 고민하고, 막히다 보면……
그게 어느새, 진지하게 임하게 되고, 반대로 일이 보람이 되서 즐겁다는 이야기를 빈번하게 하게 됐다.
밝아진 아드리누가 기쁘게 말하는 걸 들으면, 뭔가 이유가 있다고 이사벨들은 느끼고 있었다.
아드리누의 입에서 종종 나온 동료 교사의 이름……
괴로왔던 그녀를 지지하고, 성장시켜 준 사람.
그 자가 루우·블런델……
「우리들……스스로나 상대를 알지 못하고 일면적인 시각만 보고 있었네요」
「다양한 의미로……」
「실감했어요」
이사벨들은 생각한다.
루우가 이번에 시시한 오해도 풀어준 덕분에, 아드리누와의 우정은 깨지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마저도 반성할 수 있었다.
향후, 루우와의 관계는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재차 관계의 재구축에 대한 스타트가 될지도 모르지만, 루우와 이사벨들의 운명은, 창세신만이 알고 있다.
루우와의 일 뿐만이 아니라, 지금부터 자신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렇지만 맺어질 여러가지 상대를 생각해서, 그 자리에서 전력을 다하면, 그걸로 좋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사벨들은 기분이 설레고 긍정적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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