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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계집아이?와 베테랑」
8월 3일 저녁 늦게, 발렌타인 왕국 왕도 세인트 헬레나 남쪽 정문……
폐문까지 앞으로 1시간 미만이라는 시간에 5대의 짐마차가 수레바퀴를 삐걱거리게 하면서, 정문을 빠져나왔다.
옆에는 남녀 6명의 모험자로 보이는 호위가 말에 승마해서 근처를 비예하고 있다.
그걸 건물의 그늘에서 몇명의 남자가 지켜보고 있었다.
남자들의 연령이나 모습은, 제각각이다.
얼핏 보면 모험자풍으로 너덜너덜한 가죽갑옷을 착용한 사람도 있으면, 일반 시민풍인 낡은 브리오 차림의 남자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왔구나!」
겨우 왔냐고 내뱉는 남자에게, 또 한명의 수염투성이 얼굴의 남자는 마치 수하물의 내용을 알고 있는 말투다.
「그래, 내용이 대부분 정크품인 줄도 모르고 애지중지 호위만 하네」
나이가 지긋한 남자가, 담배로 더러워진 노란 이빨을 드러내며 웃는다.
「히히히, 저 모험자들은, 보수를 받을 수 있을까?」
수염투성이 얼굴의 남자도, 나이가 많은 남자의 말을 듣고 히죽 웃는다
「글쎄! 브시는 어차피 망할거니까, 그렇게 되면 모험자 길드에서 받을 수 있잖아」
「하하」
「햐하하하하!」
「자, 슬슬 끌어올려서 보고다」
남자들은 아무 참견도 하지않고 살그머니 돌아간다.
아무래도 파수만을 명령받은 게 틀림없다.
그 남자들도 설마 뒤가 쫓기고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했다.
남자들은 좌우를 바라보면서 상관가구로 들어간다.
그 뒤를 또 몇명의 남자들이 조용하게 쫓아갔다.
──1시간 후
같은 날 밤, 모험자 길드 왕도 세인트 헬레나 지부 서브 마스터실……
자리에는 중년의 남자가 앉아있다.
책상에는 미처리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지만, 남자는 더 이상 일할 마음이 없다.
입술이 조금 움직이고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납품일을 이틀, 앞당기라고 했더니, 으응! 창고는 정크 상품 투성이라고! 으하하하하!」
남자는 큰 웃음소리를 낸 후, 만족스럽게 수긍했다.
이 남자야말로, 이번 브시 상회와의 거래의 책임자, 모험자 길드 왕도 지부의 서브 마스터인 자콥·베리다.
「브시 녀석, 지금쯤 머리를 싸매고 절망의 구렁텅이에 가라앉고 있겠지, 후후후」
자콥은 이렇게 말하면 와인을 쭉 들이켰다.
글라스에 따르지 않고, 병채로 마시고 있다.
「뭐, 나에게는 직접 관계 없지만,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고 단념해줘」
이번 책략으로 자콥은 브시 상회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었다.
다만 운이 나빴다!
자콥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모두, 그 계집아이가 나쁜거야」
자콥은 며칠 후에 부임해오는 민미의 얼굴을 떠올렸다.
순간 기분이 나빠져서, 뱃속에 시큼한 감정이 울컥거린다.
그 계집아이만 없으면!
자콥은 줄곧 그것만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녀의 상사인 길드 마스터장 크라이브·바르바니를 저주했다.
「크라이브 녀석, 에드몬님을 끌어들여서 이 왕도도 자신의 세력권으로 하겠지. 그렇지 않으면, 길드 마스터 대행겸무인 이 내가, 길드 마스터가 될 수 없을 리가 없어!」
자콥의 믿음은 상당하다.
그가 마스터가 될 수 없는 이유, 그건 부하들에게 존경받지 않은 게 최대의 원인이다.
즉 인망이 없다.
그걸 제쳐놓고, 자콥은 분하게 말한다.
「약속의 돈은 10일에 들어 와. 그렇게 되면 이런 길드 따위에 미련은 없어. 지금까지 모은 돈과 이번에 받는 돈으로 이 왕도나, 과감히 아레시아 근처에서 선술집《요리점》이라도 차릴거야」
그 때였다.
자콥이 들어본 적 없는,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방에 울렸다.
「호오! 모험자 길드 서브 마스터가 선술집의 할아범으로 변신하는 거야? 그거 재밌겠네」
「북!! 누누누, 누구냐!?」
놀라며 마시고 있던 와인을 토해내는 자콥.
당황해서 좌우를 둘러보지만, 그의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의 목소리는 어디선가 들려온다.
「누구라도 상관없어! 그 모습이라면 이번만이 아니고 옛날부터 여러가지 편의를 꾀해왔군」
「번거롭군!」
자콥은 되받아치며 두리번 거리지만 소리의 주인은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자콥의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다.
「와병중인 길드 마스터의 기대를 저버리고 악행을 거듭하고 다니서, 괘씸하기 짝이 없군」
자콥의 영혼에도 한 조각의 양심이 남아있었다.
조금 괴로운 얼굴을 한 이유는 후회의 기분이 지나갔기 때문이다.
「으으으, 번거로워! 내 기분은 알 리가 없어!」
「그렇다면 너의 기분을 분명히 말해보면 어때?」
남자의 말이 놀림감으로 들렸다.
자콥은 당연히 반발했다.
정색하며 반발했다.
「너 따위에게 말할 필요가 없어. 어디의 누군지 모르는 너 따위에게!」
자콥이 외친 순간, 뭔가가 바뀌었다.
상대의 기색……
그게 바꼈다.
자콥도 역시 썩어도 역전의 전사이며 모험자다.
상대의 기색을 읽는데 능하다.
과연……
역시 자콥 감지한 대로, 기분대로 말하고 있던 남자의 목소리가, 갑자기 젊은 여자로 바꼈다.
「어디의 누군가가 아니야! 나야!」
이 목소리!?
오래만에 듣는 이 늠름한 목소리.
키이이……
문이 천천히 열려간다.
「뭐야!? 아무도 들어올 수 없도록, 잠갔을텐데!」
문의 저편에는 몸집이 작은 사람의 그림자가 서 있다.
「누누누, 누구냐!」
「그러니까 나야! 이전에 너와는 길드의 회의에서 심하게 실랑이를 벌였으니까 얼굴을 기억하고 있을거야」
서 있던 자는……이 왕도 지부의 새로운 길드 마스터, 민미다.
「민미……아우티오!?」
자콥이 자신을 부른 말투가 민미에게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경칭 생략은 탐탁찮네. 적어도 오늘부터 나는 당신의 상사야」
「으! 기기기, 길드마스터……」
성대하게 씹으면서 민미를 직위로 부르는 자콥.
하지만 민미는 천천히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유감스럽지만……지금 이 때까지는 상사였지만 말이야」
「지금 이 때까지?」
망해있는 자콥을, 민미는 홱 응시한다.
「너의 악행도 여기까지야. 나는 이번 일만이 아니고 지금까지의 악행의 증거도 모두 잡고 있어」
노도처럼 돌진하는 민미에게 자콥은 말할 도리가 없다.
「에에에!?」
동요하는 쟈콥에게 민미는 출구를 가로막으며, 불쑥 내뱉는다.
「내 전근이 계기라면 몰라도, 전임 마스터를 계속 속여서 사복을 채우고 있던 죄는 무겁다」
「크으으……」
「다만 너가 유착해서, 돈을 받고 있던 미라테게이르 상회를 재차 말해서, 깨끗하게 증인이 된다면 내가 에드몬님과 길드 마스터장에 감형을 흥정해주지」
「그……」
「이쪽의 조사에서는 지금까지 받고 있던 돈은 금화 10,000매. 이번 3,000매 받고, 그 돈으로 다음의 인생을 보내려고 했다, 그렇겠지?」
「…………」
「대답해라!」
일방적으로 몰렸던 자콥이었지만, 입술을 악물며 민미를 노려보고 있다.
증인이 되면 감형을 서로 걸친다는 민미의 의사표현도, 이제 자콥의 영혼에는 닿지 않는다.
자콥은 드디어 본심을 단언한다.
「베테랑인 내가! 너 같은 신출내기 계집아이가 말하는 거 따위 들을 수 있겠나!」
「……이 나를 계집아이라고?」
「그래, 아귀가!!!」
자콥이 내뱉듯이 말한 순간!
파아앙!!!
그의 뺨이 선명하게 울렸다.
민미가 자콥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졸도한 자콥은 뒹굴뒹굴 민미의 발밑에 누웠다.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과연 손대중을 했으므로, 자콥은 아무래도 정신을 잃었을 뿐이다.
기절한 자콥을 본 민미는 아름다운 눈썹을 감춘다.
「바보네. 아루부인 나는, ……40살의 너보다……훨씬 연상……아귀는 그쪽이야」
그런 민미의 표정은 어딘가 쓸쓸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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