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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7화 「아드리누의 귀향⑧」


여행을 떠나는 아드리누의 목전으로, 손을 흔들어주고 있는 프랑들의 모습이 당돌하게 사라졌다.
그리고 발밑의 감각이 없어지면 신체가 땅에 빨려 들어가는 감각에 습격당한다.

아득히 그쪽으로 날아가도록 의식이 멀어진다.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르게 된다.
루우가 발동시킨 전이마법은, 아드리누에게 있어서 미지의 체험이었다.

하지만 그건 일순간의 일.
갑자기 의식은 정상적으로 돌아와서, 발밑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정신이 들면, 아드리누는 어느새 단단하게 눈을 감고 있다.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낀 탓일까?
하지만 양팔은 제대로 루우의 등에 돌려지고 있었다.

한편으로 루우의 팔도 아드리누를 제대로 안아주고 있다.
매우 안심을 느끼고 동시에, 아드리누는 굉장히 기뻤다.

루우와 얼싸안고 있다.
틀림없이 얼싸안고 있다.

몇번이나 꿈꿨는지, 모른다.
그 소원이 결국 실현됐다.
그러니까 불안은 전혀 없었다.

휴!

아드리누의 뺨에, 상냥한 바람이 맞는다.
마치 누군가가 보내는 것처럼.

비강에는, 왕도와는 완전히 다른 상쾌한 공기가 나무들의 향기를 데리고 흘러들어 온다.
어딘가 먼 곳에서 새가 지저귀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건!?

『아드리누, 이제 눈을 떠도 괜찮아』

에, 에엣!
루우씨의 목소리가 머리에……가슴에……마음에 울리고 있어……
이게 프랑이 말한 염화……야?

어?
주위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사실을 안다.
지금까지, 왕도의 저택안에 있었을텐데……여기는 옥외다.

아드리누는 느낀다.
오감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주위에는 자신들 이외에 사람의 기색이 없다.
우선 위험은 없다.

『괜찮아……네가 느끼는 대로야. 주위에 우리들을 해치는 존재는 없어』 

루우의 말을 듣고, 아드리누는 흠칫흠칫 눈을 뜬다.
천천히, 신중하게.

그러자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주위의 경치가 일변하고 있었다.

루우와 아드리누가 얼싸안고 서 있던 곳은 블런델 저택의 넓은 홀이 아니다.
아드리누가 냄새맡은 많은 나무들이 녹색잎을 흔드는 숲속이었다.

「아! 여기는!?」

작게 외친 아드리누에게, 루우는 웃는 얼굴을 향한다.
평소 루우의 온화하게 웃는 얼굴이다.

「여기는, 왕도 세인트헬레나는 아니야. 아득히 남쪽의 숲속이야」

루우는 『보통』으로 말해줬다.
전이마법과 염화.

너무나 불가사의한 아드리누는 혼란스러워진다.

「네?」

놀라서 눈을 크게 뜨면, 쩍 입을 벌리는 아드리누.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봐 버린다.
역시 경치는 변했다.

한편 루우의 온화한 표정은 변함없다.

「반대로 우리가 지금부터 향하는 버트랜드가 매우 가까워. 뭐 말로 1시간 미만이야」

「그, 그런!?」

아드리누는 말하며, 계속되는 말을 꿀꺽 삼켰다.
조금 전까지……나는 왕도에 있었는데……

동요하는 아드리누에게, 루우는……

『말했다? 완벽하다고는 말하지않지만, 시간과 거리의 벽을 어느 정도는 극복하고 있다고』

또 루우의 목소리가 영혼에 울렸다.
놀라는 아드리누.

「아앗!? 거기에 또 루우씨의 목소리가!」

『이건 염화야. 프랑에게 들었지? 영혼과 영혼이 직접 말하는 대화야』

「괴, 굉장해! 이게 염화……군요」 

『그래, 영혼과 영혼의 직접적인 대화, 영혼끼리의 회화』

「루우씨, 정말로 굉장합니다. 전이마법에, 이 염화까지……」

감탄하는 아드리누에게, 루우는 말한다.

『아드리누, 우선 염화를 해보자』

「에? 그렇지만 저에게는……」

아드리누는 그렇게 돌려주고 싶었다.
이런 미지의 마법은……저에게는……무리입니다……라고.

하지만 루우는 미소지은 채로, 고개를 옆으로 흔든다.

『아드리누, 괜찮아, 이것도 공부야』

「공부?」

『그래! 내가 사용한 마법은, 매우 재밌지? 가르쳐줬으면 좋겠다고 너는 말했어. 배우고 싶지? 그렇다면 나에게, 너의 기분을 솔직하게 들려줘』

루우가 이렇게 말하면 확실히 재밌다.

인간은 놀라운 감정의 뒤로, 필적하는 다른 감정이 일어난다.
그건 기쁨, 슬픔, 혹은 공포가 있기도 한다.

아드리누에게도 뭔가 감정이 솟아나온다.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뭔가가.
그건 아드리누가 가진 마법사로서의 본능.
호기심, 탐구심이었다.

아드리누의 다갈색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루우도 아드리누의 기분을 즉석에서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루우와 아드리누는 영혼으로 연결되고 있으니까.

『좋아, 아드리누. 이런 때는 마법사의 기본은 우선 뭐야?』

루우가 교사 모드로 들어가있다.
아드리누도 곧바로 학생 모드로 들어갔다.

「네, 호흡법입니다」

즉답한 아드리누에게 확신이 있었다.

아드리누는 요전날, 루우와 연인으로 보이는 연습을 할 때 알았지만, 호흡법으로 침착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같다.

루우는, 아드리누의 대답에 만족해서 생긋 웃는다.

『정답! 이유는?』

「네! 루우씨는 평소, 마법사의 기본은 호흡법이라고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모든 마법은 정신의 안정과 집중을 꾀하는 게 기본이 되고. 그걸 위해서는 각자 적정한 호흡법이 필요하다면. 적정한 호흡법을 하는 행동과 없을 때 행동은 마법 발동의 차이가 크게 다르다고」

『100점 만점의 모범 해답이야. 정신의 집중과 안정은 마법 발동 이외에도 발군인 효과가 있어. 어젯밤 시험하고 실감했지?』

「네! 그렇게 긴장한 저도 침착하고 능숙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재차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가, 납득했다면, 또 해보자』

「네! 조식으로 해보겠습니다」

루우의 완전한 학생화한 아드리누는 이제 주저 하지않았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선생님이, 미지의 마법에 대한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후~
~후~

어젯밤, 처음으로 시험한 호흡법인데, 아드리누는 익숙해진 분위기로, 시원스럽게 실시한다.

어젯밤 체험하고 깨달았다.
마법사에게 있어서 호흡법이란, 살기위해서 필요한 정도로 큰 일이라고 재차 인식한다.

마법사의 근간은 영혼.

말하자면 호흡법은 정신의 집중과 안정을 가져오는 영혼의 관리이며, 동시에 원활한 마법발동을 위해서 필요한 윤활유다.

『좋아, 아드리누. 조식을 완전하게 이뤄냈구나……그럼 염화로 대화하자. ……처음부터 나에게 말을 걸려고 무심코, 대답을 하는 감각으로 영혼에 말을 띄우자』

「네!」

영혼에 말을 띄운다……나는 배우고 싶다.
염화를 습득하고 싶다.
그렇지만 나는 마법사인 걸.

아드리누는 강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아드리누!』

『네! 루우씨』

루우와 아드리누의 염화가 성립했다.
재빠르게 루우가 축복해준다.

『오오, 할 수 있잖아, 일발 합격이야』

『네, 감사합니다!』

느껴진다!
루우씨와의 거리가 계속 줄어들어 간다.
그의 기뻐하는 기분, 나를 상냥하게 사랑하는 마음을 느낀다.

이게 염화……야.
고마워요, 프랑!

아드리누는 먼 왕도에서 자신의 귀가를 기다리는 프랑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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