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반응형

제780화 「루우의 휴일①」


8월 5일밤, 루우·블런델 저택.
저택의 넓은 홀에서는 루우를 포함한 가족 모두가 저녁식사 중이었다.

이윽고 식사가 끝나고, 홍차를 마시면서 구운 과자를 먹기 시작했을 때……

루우 옆에 앉아있던 프랑이 갑자기 벌떡 일어섰다.
드물게 프랑의 표정은 굳어있다.
그 시선은 곧바로 루우에게 향했다.

「서방님!」

「오, 오옷!?」

기합이 들어간 프랑의 목소리에 루우는 조금 놀랬다.
그리고 재차 프랑을 가만히 응시한다.
루우의 시선을 단단히 받아들인 프랑은 엄격함을 누그러뜨리며, 바짝 어조를 상냥하게 한다.

「제발 부탁이니, 내일은 푹 쉬세요」

하지만 프랑의 위로도 루우에게는 걱정없이 받아들여졌다.

「나는 언제나 느긋하게 지내고 있는데……」

하지만 프랑은 루우의 말을 넌지시 부정했다.
그 증거라며 최근 루우의 행동을 이러쿵저러쿵 늘어놓았다.

「그렇지 않아요. 로도니아와의 대항전, 그 직후 로도니아로 이동, 로도니아 기사 단장과의 주고받음, 리랴와의 결혼이야기 정리, 로도니아 재상의 구출, 로도니아 왕자의 교정, 발렌타인 왕국의 명령을 받은 공무 완수……」

「하핫, 꽤 있네. 나, 그렇게 했어?」

부자연스럽게 고개를 갸우뚱하는 루우였지만, 프랑의 추구는 멈추지 않는다.

「무슨 말씀이세요? 이 왕도에 돌아와서도, 곧바로 버트랜드로 향해서, 클랜 별《스텔라》의 리더로서 모험자 길드에 다양한 의뢰를 완수……다망하다니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하핫, 그렇게……굉장할까」

「매우 굉장합니다! 그 위에 브시가의 문제까지 케어하다니, 보통 사람이라면 벌써 쓰러져 있어요」

「흐음……그러면 나는 보통이 아닐까, 뭐 괜찮아」

마지막에는, 빈둥빈둥 하는 루우였지만, 프랑은 제대로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루우가 조금씩 빠져나가지 않도록, 다른 처들이나 고용인에게 사전 교섭을 제대로 끝내고 있었다.

「농담이 아닙니다. 오늘도 가족 서비스를 전개할 예정이었잖아요? 어쨌든 내일은 완전 휴양일로 하겠습니다. 이건 아내 모두와 고용인 모두의 총의입니다」

「아내 모두와 고용인 모두의 총의? 아, 알겠어, 다수결로 결정한거지, 알겠어」

당황해서 OK를 내는 루우를 힐끗 보고, 프랑은 라우라에게 단호히 말한다.

「라우라, 알겠지? 오늘 밤은 당신이 서방님과 보내는거지? 절대로, 잊지말고 다짐해 둬. ……알았어?」

평상시와 너무 다른 프랑의 박력에, 라우라도 무심코 주춤해버린다.

「네, 네! 알겠습니다」

이렇게 해서……오늘 8월 6일은 루우에게 있어서 완전 휴양일이 됐다.

◇◆◇◆◇◆◇◆◇◆◇◆◇◆◇◆

루우·블런델 저택, 8월 6일 오전 4시……

블런델가 저택의 안뜰에 장신수구의 남자가 나타난다.
나타난 자는 법의 모습의 루우였다.
옆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모라루가 바싹 붙어있다.
처들중에서도 그녀만이 반드시 루우와 함께 기상하고 있다.

매번 아침의 훈련을 위해서 루우가 일어날 무렵, 아직 발렌타인 왕국 왕도 세인트헬레나의 밤이 밝지는 않았다.
여느 때처럼 훈련을 시작하려고 하는 루우에게, 모라루가 고개를 숙인다.

「서방님께는 죄송합니다만, 오늘 아침은 훈련전에 잠시 시간을 내주실 수 있습니까?」

「훈련전에?」

「네! 앨리스에게 명해서 고용인 모두를 집합시켰습니다. 루우님께 고용인으로서 정식으로 소개하는 건 물론, 저택내의 체제가 바뀌었으므로 재차 마음을 다잡는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 그러면 모두와 이야기할까」

루우가 양해했으므로, 모라루는 앨리스를 부른다.

「감사합니다, 서방님. 앨리스, 와! 서방님의 허가가 나왔어요」

앨리스들은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우선 앨리스가, 루우와 모라루의 앞에 재빠르게 나타났다.

「네! 그럼 모두 줄을 서세요」

「「「「「네!」」」」」

앨리스의 큰 목소리에 화답해서──알프레드, 소피아, 엘레나, 그리고 울라와 파울라가 정렬한다.
정렬한 고용인들에게 루우가 아침의 인사를 실시했다.

「모두, 안녕」

「「「「「「「안녕하세요!」」」」」」」

루우의 인사가 끝나면, 모라루가 앨리스의 성장세를 칭찬한다.

「앨리스는 이 저택의 주인으로서 관록이 나왔어요, 서방님. 최근에는 레드도 우선 앨리스에게 상담할 정도입니다」

「우후후, 그만큼은……저는 아직 멀었어요. 모라루 언니,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사실 알프레드에 대한 『상담의 순서』는 루우와 프랑, 모라루 3자가 존중했다.
루우와 정식으로 결혼해서 아내가 된 앨리스의 입지를 명확히 하고, 또 의욕을 불어넣기 위한 작전이다.
블런델 저택의 『주부』의 자리를 모라루에서 앨리스로 양도하면, 더욱 더 저택의 방비는 굳어지고, 생활도 원활해진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바로 그 앨리스도 루우들의 의향을 안 다음, 시치미를 떼는 모습을 보면, 상당한 연기자였다.

정렬한 고용인들에게 루우는 차례로 말을 걸어간다.

「레드, 언제나 노고가 많네」

「아뇨, 루우님.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다만 바라건데……」

「바라건데?」

「네, 저도 이따금 모험에 데려가주셨으면 합니다」

「하핫, 알겠어. 소피아는 잘 지내?」

「네, 건강합니다. 일에도 익숙해졌고, 이 저택은 시끌벅적해서 즐거워요, 마치 매일이 축제 같아요」 
 
「아스모데우스와는 잘 지내고 있지?」

「네!」

「엘레나는 이제 잠잠해졌어?」

「네! 소피아씨도 말했습니다만, 떠들썩하고 즐겁습니다. 저는 여신의 저주로 영원한 시간을 고독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메아리의 엘레나는 아직 뭔가 할말이 있다고 한다.

「루우님, 시간이 있으실 때라도 상관없습니다……언젠가 부탁드립니다」

엘레나의 부탁……이란 남쪽의 여신을 비롯한 제멋대로의 신들에 의해서 불합리한 저주를 받아서 괴로워하는 자들을 구해달라는 소망이다.

「알겠어」

루우의 이 한마디로 엘레나도 만족했다.
생긋 꽃이 피도록 미소지었다.

「울라! 기뻐보이네」

「네, 루우님. 파울라와 함께 나날이 사물을 확인하면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려는 의미를 재차 되새기고 있어요」

「그런가, 다행이네」

「네! 친구가 주는 온기에 대한 의미, 많은 사람 속에서 살아간다는 의미, 그리고 다양한 지식을 배운다는 의미……저는 좀 더 많은 의미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울라의 어조는 완전하게 변했다.
이것도 모라루나 다른 처들의 영향이었다.

「파울라, 언니는 변했구나?」

「후후후, 네! 같은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변했습니다」

「뭐!? 파울라도 참, 쉿」

파울라의 신랄한 말을 들은 울라는, 완곡하게 「그 이상 말하지 마」라고 어필한다.

「우후후……저도 누나를 본받아서 친구를 많이 만들겠습니다」

「우우우, 이, 이봐!」

당황해서 제지하려는 울라를 완전 무시하며, 파울라는 생긋 웃었다.

반응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TAG
more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