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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막간 나디아와 지젤」
시간은 조금 거슬러 올라간다.
루우들 일행이 로도니아 왕국에서 돌아온 다음날……
긴 여행의 피로도 보이지 않은 루우는 프랑과 모라루를 동반해서, 새롭게 편성한 클랜 별《스텔라》의 리더로서 여행을 떠나버렸다.
그리고 루우가 버트랜드로 여행을 떠난 날 밤의 일……
「서방님……굉장하네」
여기는 발렌타인 왕국 왕도 세인트 헬레나 귀족가구에 있는 루우·블런델의 저택이다.
그 방에서 수험공부를 하는 틈틈이, 무심코 중얼거리고 있던 자는 나디아였다.
내년 3월에 마법 여자학원 졸업 후, 그녀는 같은 왕도에 있는 발렌타인 마법 대학에 진학한다.
상급 마법사를 목표로, 고고학자로서도 우뚝 서고 싶은 나디아의 장래는 몇 가지가 있었다.
고고학자로서 연구만 한다면 발렌타인 왕국 제 2의 도시 버트랜드에 있는 버트랜드 대학에 진학한다는 선택지도 있었다.
프랑의 대백부인 에드몬·드메르의 삼남이자 대학교수인 케빈·드메르가 부학장을 맡고 있고 대학의 주류를 형성하는 학문이 역사 및 고고학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소문에 의하면, 케빈은 루우에게 스카웃이라고 할 수 있는 무모한 스카우트를 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루우가 보인 역사의 조예 깊이에, 케빈이 일방적으로 홀딱 반해서 버트랜드 대학의 교수의 의자를 아른거리게 해서 권유했다.
루우가 단호히 거절했기에 망정이지, 현재 근무하고 있는 마법 여자학원의 상사 앞에서 설득해서 상궤를 벗어나고 있다.
프랑은 분개해서, 당분간 케빈의 얼굴은 보기 싫다고 투덜거렸다.
「우후후……프랑 언니도 참, 굉장히 화냈을거야」
하지만 케빈의 기분도 알 수 있다고 나디아는 생각했다.
루우와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케빈은 깜짝 놀란 게 틀림없다.
자신 이상의 지식을 갖춘 훌륭한 젊은이가 있었으니까.
그런 재능이 흘러넘치는 루우와 밤낮 대학에서 연구에 대해서 토론을 벌인다……
만약 실현되면 케빈에게 있어서 꿈같은 나날이 계속된다.
그래서 그를 같은 뜻을 가진 전우로서 갖고 싶어진 건 당연하다.
하지만 완전히 무시된 형태의 프랑은 참을 수 없었다.
똑똑똑!
그 때, 방문이 노크됐다.
나디아에게는 익숙한 두드림이다.
「지젤, 무슨 일이야?」
「아니, 공부를 한숨 돌렸으므로 너와 잠시 이야기하고 싶어서 말야. 민폐였어?」
「아니, 문제없어. 지금, 열게」
나디아가 문을 열면 장신의 지젤이 복도에 서 있으며 안심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지젤은 입실이 허가되서 기뻐한다.
나디아와 이야기하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모양이다.
「뭐, 앉아」
나디아는 자기 방에 있는 작은 응접 세트의 긴 의자에 앉도록 지젤에게 권했다.
「지금, 홍차를 끓일테니……당연히, 차가운 게 좋겠지」
준비된 투명 유리잔은 루우가 버트랜드에서 사온 선물이다.
마법 여자학원의 기숙사에서 살고 있었을 때도, 현재도 나디아와 지젤은 이렇게 자주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오늘까지 줄곧 함께였던 루우가 저택에 부재중이라서, 지젤은 왠지 쓸쓸해보인다.
「서방님과 함께 모험……하고 싶었어」
「응……나도」
유리잔을 본 지젤이 중얼거리면, 나디아도 동의했다.
나디아가 동의했으므로, 지젤은 생긋 웃는다.
「지금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서방님」
「이미 숙박하는 버트랜드의 호텔로 돌아갔어, 카산드라 선생님, 루네 선생님도 함께 말야」
「두 사람 모두 서방님을, 매우 좋아하게 됐구나」
「응, 알아. 태도로……」
나디아와 지젤은 차가운 홍차를 훌쩍거렸다.
상쾌한 향기와 차가운 감각이 신체를 채워간다.
「갑자기 이야기는 달라지는데……내일은 기대되네……드디어 나도 출발선에 설거야」
지젤이 중얼거린 출발선, 그건 마법감정사다.
나디아는 이미 C급 마법감정사의 국가자격을 소지하고 있었지만, 지젤은 마법감정사에 전혀 흥미가 없었던 탓도 있어서 무자격이다.
그 마법감정사의 국가시험을, 왕도에 남은 처들 중에서 희망자가 내일 수험하러 간다.
「너는 B급을 받았지. 기다려, 곧 나도 따라잡을거야」
「…………」
「어떻게 된거야? 잠자코」
「아니, 내일인데……B급 시험응시의 포기를 생각하고 있어」
나디아의 충격 고백!
당연히, 지젤은 놀랐다.
「어, 어째서!」
몸을 내밀며 규탄하는 지젤.
하지만 나디아의 표정은 온화하다.
「아니, 가끔씩은 너와 같은 출발선에서 승부하고 싶다고 생각해」
「뭐!? 무슨 바보같은 소리야!」
갑자기 지젤이 일어섰다.
진지한 표정을 보고 나디아는 놀라고 만다.
그리고 지젤은 단호히 말한다.
「너의 고민을 듣고 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어」
「고민이 같다고?」
지젤이 자신과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어?
나디아에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젤은 고개를 저으며 이야기를 계속한다.
「응, 그래. 너는 지금까지, 항상 넘버 투의 위치로, 마법 여자학원에 있어서는 나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하지만 사실 나도 마찬가지야」
「에? 지젤이 나와 같은 콤플렉스를?」
「응, 너는 항상 냉정하고 당당해. 그리고 나에게 없는 걸 많이 가지고 있어. 나는 고민하고, 절대로 지고 싶지 않다고 너를 목표로 해서 매진할 수가 있어」
「…………」
넘버원으로서 3학년의 정점으로 서 있는 지젤이 타인을 이렇게 신경써서 고민하고 있었다고는……
나디아는 말끄러미 지젤의 얼굴을 쳐다봤다.
지젤은 나디아의 시선에서 눈을 떼지않고 단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번 마법감정사도 그래.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서방님은 물론, 너희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야」
「경쟁자?」
「응, 경쟁자야. 프랑 언니도 포함해서 모두야. 그 중에서도 나디아, 너는 나를 성장시켜 주는 최대의 경쟁자야」
「내가 지젤 최대의……경쟁자」
「그러니까 이번도 먼저 한걸음 나아가줘. 나는 너를 격려로서 노력하고 싶어」
지젤은 불쑥 오른손을 내밀었다.
「지젤……고마워, 알았어」
수긍한 나디아도 역시 오른손을 내밀었고, 두 사람은 단단히 악수한다.
◇◆◇◆◇◆◇◆◇◆◇◆◇◆◇◆
나디아와 지젤……두 사람은 또 긴 의자에 앉아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다.
잠깐 시간이 흘러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던 지젤이 중얼거린다.
「……나는 늘 생각하고 있었어」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응, 새삼스럽지만 우리는 대학에 가는 의미가 있을까」
지젤은 진학하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의외롭게도 나디아는 즉답한다.
「가는 의미는 있어」
자신이 고민하고 아직 대답이 나오지 않는데, 이 친구는 시원스럽게 말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젤은 이유를 듣고 싶어진다.
「왜 그렇게 단언할 수 있어?」
「한층 더 지식을 얻고, 실천을 쌓고, 마법사로서 위를 목표로 한다. 지금 이상으로 배워야 할 것──즉 운명의 문을 찾아내서, 열기 위해서 일거야」
나디아의 대답은 아주 정직하며, 모범답안이다.
지젤도 작게 수긍했다.
「흐음……그건 나도 생각하고 있었어. 하지만 최근 미혹이 생기고 있어」
「미혹?」
「응, 너도 알잖아. 이번 로도니아 여행은 내게 있어서 정말로 가치가 있었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중에서 가장 농밀하고 충실한 시간이었어」
지젤은 추억속에 몸을 두고 있다.
매우 만족한 표정이었다.
「응! 그건 나는 동의해. 완전한 같은 의견이야」
「그렇지? 그리고 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승은 서방님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 ……그래서, 그런거야. 대학에 가는 건, 의미도 없고 헛된 시간을 보낸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아하하하하!」
갑자기 웃기 시작하는 나디아.
여기는 웃는 장면은 아니야!
지젤은 무심코 격분했다.
「뭐, 뭐가 이상해!?」
「그렇지만 말야! 그건 나도 생각하고 있던건데」
「뭐!? 나디아!」
지젤은 나디아의 말을 듣고 놀란다.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이 친구는 또다시 자신의 앞길을 가고 있었다.
「응! 나, 그렇게 생각해서 서방님께 물어봤어」
「뭐야! 드, 들었어? 서방님께!」
「응. 그렇게 하면 서방님은 이렇게 말했어. 『물은 같은 장소에 있으면 탁해져버린다』고」
「물은 같은 장소에 있으면……탁해져버린다」
지젤은 상상한다.
깨끗한 물의 흐름이 정체되고 탁해져서, 괴어가는 모습을……
「그래! 항상 같은 인간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결국에는 같은 가치관 밖에 가질 수 없게 돼. 그러니까 대학에 가는 의미는 있다고」
나디아로부터 들은 루우의 말.
지젤은 단단하게 닫혀지고 있던 창문을 여는 느낌이 들었다.
「과연! 많은 다른 가치관 속에 자신을 둬라……서방님이 말씀하시는 건 그런거군」
「응, 그러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냉정하게도 볼 수가 있다고」
「하하하! 납득이네! 그래서 서방님은 이렇게도 말하지 않으셨어? 만약 잘 되지 않으면 그만두고 다른 방법을 시도하면 된다고」
지젤은 계속되는 루우의 말을 확실히 알아맞춘다.
이번에는 나디아가 놀랐다.
「오! 굉장해, 지젤은. 그대로야! 마치 초능력자 같아」
「같지않아! 서방님과 관해서는 그대로야!」
가슴을 펴는 지젤을 보면, 나디아는 찝찝했던 마음이 시원해졌다.
역시 친구는 좋다.
하물며 지젤은, 자신이 아주 좋아하는 사람의 같은 입장의 아내이며, 훌륭한 전우이기도 하니까.
루우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둘도 없는 존재다.
「우후후, 알았어! 나도 내일 예정대로 볼게, 마법감정사 B급 인정 시험을」
「하하하하하! 그래야, 나디아야. 나도 C급 시험, 노력하겠어!」
지젤은 친구의 말을 듣고 웃는다.
나디아도 진심으로 기쁘게 미소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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