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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고독이라는 이름의 지옥」
『거짓말이야! 여, 역시 속지않아! 모, 몽마는 인간을 현혹시키는 게 능숙해!』
언니는 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완고하게 모라루의 말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여동생은 조금 다르다.
『언니, 기다려』
『뭐, 뭐야!?』
여동생의 뜻밖의 말을 들은 언니는 놀란다.
육친인 그녀도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갖고, 절대로 상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믿고 있었던 터라 더욱 그렇다.
그런 언니를 보면서, 여동생의 눈동자에는 확신에 찬 빛이 머물고 있었다.
『나……사실이라고 생각해. 조금 전의 마법사와 이 몽마에게 우리는, 전혀 이길 수 없었어. 마법에서도 체술에서도 압도당했어. 자살조차도 할 수 없었어』
담담하게 진술되는 사실.
확실히 자매가 당해내는 상대가 아닌 건 분명했다.
『으으으으!』
동요하는 언니를 보고, 타이르며 여동생이 묻는다.
『언니도 알지? 이 장소에서 죽이려고 생각하면 간단하게 죽이는데, 이렇게 터무니없는 세계로 끌고 와서, 우리는 살아있어. 이제 와서, 이 몽마가 거짓말해도 소용없어. 저기, 몽마씨』
여동생에게 몽마로 불린 모라루는, 천천히 집게손가락을 세우며 좌우로 흔든다.
『칫칫! 내 이름은 모라루야, 몽마라고 부르지 말고 그렇게 불러라. 임시 이름이지만, 말야. 지금 보여준 대로 내 부모님은 인간이야. 그러니까 알겠지, 나는 인간 부모님에게 태어난 마족, 저주받은 아이였어』
자매는 처음으로 검은 복장의 두건을 벗었다.
알맞은 체격의 2명의 연령은 모라루와 비슷하거나, 조금 아래다.
금발에 단발.
하지만 그 눈동자는 흔한 벽안은 아니고, 불타는 루비색이었다.
『너희를 죽이지 않았던 이유는……너희들이 나와 같은 저주받은 아이였기 때문이야. 그 눈동자로 알 수 있어……울라와 파울라』
모라루는 역시 자매의 태생을 간파하고 있었다.
물론, 그녀들의 마력파《오라》를 읽어냈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동생 파울라의 결의에 놀라던 언니 울라가 이번에는 모라루의 지적에 격렬하게 동요했다.
『우우우, 우리의 이름을!? 어, 어떻게!? 어떻게 알아?』
언니와 대조적으로 파울라는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대단한 사람이네, 당신. 역시 우리들의 정체를 간파하고 있었어』
『응, 그쪽과 마찬가지로 만났을 때, 아니 너희들이 접근했을 때 마력파《오라》로 이미, 말이지』
『므우우』
신음소리를 내는 울라에게, 모라루는 정확히 단언했다.
『너희는 담피르야. 흡혈귀와 인간의 허용되지 않는 아이, 저주받은 혼혈이야』
여기까지 오면 과연 울라도 침착해졌다.
정색이라고 해도 좋다.
『모라루라고 했지. 네가 말하는 대로야……우리 자매는 원치않게 태어났어. 이 붉은 눈동자의 탓으로 곧바로 정체가 드러나버려』
파울라도 모라루를 곧바로 응시하고 있다.
『언니가 말하는 대로군요. 그러니까 흡혈귀를 사냥할 때 이외는 본모습을 숨기고, 이렇게 뒷일을 해내서 살기위한 양식을 얻어왔어요……하지만!』
여기서 파울라는 반대로 모라루에게 묻는다.
그것도 질문 공격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연속으로다.
『왜 죽이지 않지? 왜 자살도 시키지 않았지? 우리를 살려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너희의 앞잡이로 사용할 생각이야?』
파울라의 말을 들은 모라루는 겨우 웃는다.
『하하하, 앞잡이? 그것도 재밌네. 나는 최근 바빠. 도움을 원하던 참이야』
모라루가 자매를 앞잡이로 한다!
울라는 납득이 갔다는 표정으로 모라루를 노려봤다.
『므! 역시 그런가!』
주먹을 꽉 쥐고 분개하는 울라에게, 모라루는 시치미를 뚝 떼고 말한다.
『응, 취사, 세탁, 청소, 심부름, 그 외에도 여러가지 있어. 여하튼 최근 단번에 가족이 증가해서 말야. 매우 바빠』
『뭐! 취사, 세탁, 청소, 심부름이라고!? 바, 바보같아! 우리들을 우롱하는 거야!』
하지만 이번에도 「기다려!」를 외친 자는 여동생 파울라다.
『언니 기다려! 이 사람이 말하고 있는 의미, 나 알아』
파울라의 말을 듣고, 모라루는 짓궃게 웃는다.
『하하하! 언니야, 진정해. 여동생이 냉정하게 나를 지켜보려고 하고 있네』
『그래! 이 사람은……모라루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지를 주려는 거야』
『파울라야, 정답이야. ……너희는 만약 서방님을 만날 수 없었던 경우의, 한 때의 나……야. 만약 그 때, 숲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고 해도 몽마의 본능에 붙잡혀서 사람을 해치는 일을 반복하는, 악귀가 되어야 할 나로 말이야』
냉정하게 되었음이 분명한 울라였지만, 모라루와 같다는 말에 분개했다.
『뭐, 같다고! 추접한 몽마의 네놈과 동일하게 취급하지마!』
하지만 모라루는 단호히 말한다.
『아니, 똑같아! 너희의 손은, 지금까지 돈을 위해서 죽여온 인간들의 피로 더럽혀져 있어. 이대로는 돈을 위한 살육과 저주받은 피에 대한 복수라는, 악순환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할거야. 그러니까 여동생이 말하는 것처럼, 서방님께 부탁해서 너희에게 선택지를 주기로 한거야』
『선택지는……도대체, 뭔지 가르쳐주세요』
여동생 파울라는 언니에 비하면 냉정하다.
모라루가 하는 말의 본질을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수긍한 모라루는 말을 이었다.
『너희의 인생은 지금 상태밖에 선택지가 없었어. 그건 자신들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것이었어. 그러면 너무 불행하기 때문에 다른 인생을 걸어보지 않겠냐고 묻는 거야』
『구체적으로는?』
『응, 간단해. 서방님, 나, 그리고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아보는 거야. 조금 전 말한대로 취사, 세탁, 청소, 심부름을 마음껏 해주면 좋겠는데』
모라루가 조금 전 한 말은 결코 농담이 아니었다.
울라의 눈이 크게 떠진다.
『바, 바보같아!』
하지만 모라루는 크게 고개를 젓는다.
『바보가 아니야. 그게 하나의 인간다운 삶이야. 수수하고 평범하면서 인간답게 생활하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보고, 목표를 찾아낸다. 자신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고 실감하면서 살아가는 거야』
『자, 장난치지마!』
하지만 울라는 모라루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마침내 매도까지 뛰쳐나오는 시말이다.
모라루는 기가 막혀서 「후우」하고 한숨을 토한다.
『장난치지 않아, 나는 진지해. 장난치고 있는 자는 이런 기회를 잡으려고 하지않는 너희 쪽이야』
『그으으……』
입을 다물어버린 울라에게, 모라루는 화제를 바꿨다.
『알고 있지? 동방의 나라 야마토 황국의 속담에 도마 위의 잉어라는 말을?』
『도마 위의 잉어?』
몽마라고 경시하는 상대에게 들어본적이 없는 속담이 나와서 당황했다.
울라는 어리둥절 해버린다.
『잉어라는 건 물고기의 이름이야. 동방에서는 감상용과 식용으로 쓰여. 그 식용의 잉어를 산 채로, 도마……즉 조리대 위에 올리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고 해. 그래서, 죽는 운명을 깨끗하게 기다리는 비유로 쓰이고 있어』
『므으!』
왜 이 몽마는 이렇게 박학하지?
울라의 얼굴에는, 분명히 그렇게 나와있다.
모라루는 울라, 그리고 조용히 듣고 있는 파울라를 응시했다.
『너희 자매도, 잉어처럼 이걸 운명이라고 생각해서 받아들여봐. 하지만, 만약 내가 낸 선택지를 취하지 않는다면, 너희는 이대로 놓아줄 수는 없어. 또 돈으로 고용되서 사람을 죽이겠지』
『절대로 네 제안 따위는 받아들이지 않아! 그러니까 죽여라! 단숨에!』
울라는 입술을 악물고, 외친다.
하지만, 모라루도 지지않고 외쳤다.
『단숨에 죽이는 건 거절할거야! 너희가 우리와 함께 살기를 거부한다면, 단숨에 죽이는 건 안 돼. 너희에 의해서 돈을 위해서 살해당한 사람의 원한이 그걸 허용하지 않아』
단숨에 죽이지 않아?
도대체, 뭐야?
울라는 묻는다.
『어떻게 하겠다는 거야?』
『여기는 이상한 세계지? 사실 서방님이 만든 이계야. 세월의 흐름이 이승과 전혀 다르니 나이도 들지않고 배도 고프지 않아. 너희를 해치는 사람도 없으니 평화롭게는 살 수 있어』
모라루는 노래하듯이 말한다.
이 이상한 세계에 방치하는가?
울라는 안좋은 예감이 들었다.
『주, 죽을때까지 사육할 생각이야?』
『글쎄. 다만 명계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그래도 낫지. 너희는 이대로 명계에 가면 두번 다시 인간이 될 일은 없어』
『그으으……』
『시간만은 충분히 있어. 영원이라고도 할 수 있을 때의 안에서 기쁨도 슬픔도, 다른 사람과의 접촉도 없이 살아가라』
모라루는 이렇게 말하면 핑 손가락을 울린다.
그러자 여동생 파울라가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터무니없는 상실감이 울라를 엄습한다.
『아아악!? 무, 무슨 짓이야!?』
여동생 파울라를 빼앗겨서 비명에도 가까운 항의의 소리를 지르는 울라에게, 모라루는 차갑게 말한다.
『너희는 심한 괴로움도 자매 둘이서 서로 도우며 어떻게든 극복해왔어. 하지만 그것도 끝이야. 지금부터는 혼자서 서로 이 이계에서 살아가라. 그게……지금까지 지은 죄에 대한 보상의 한 걸음이다』
여동생이 없어!
두번 다시 만날 수 없어!
나는……이제 틀렸어.
안절부절 못하고, 동요하는 울라.
신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울라는 지금 처음으로, 자신의 뜻밖의 나약함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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