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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0화 「두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⑥」


온화한 미소의 루우로부터, 『첫사랑의 상대』라고 들으면, 켈토우리는 동요했다.
평소의, 늠름하고 쿨한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갛게 되버린다.

불안정한 켈토우리의 마음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우는 말한다.

「아니, 그 책에 적혀있던 첫사랑……처음으로 경험하는 사모하고……」

「…………」

켈토우리는, 「꿀꺽」하고 침을 삼켰다.
드물게 긴장하며, 루우의 말을 기다린다.

「……뭔가, 상대를 볼뿐으로 두근두근 한다든가, 뿌옇게 된다든가, 안타깝다든가, 괴로워진다든가, 밥도 먹을 수 없다든가, 그런 기분이 된다고 적혀 있었지만……」

「이, 있었지만은……뭐야, 그건! 그 미묘한 말투는」

「응! 내 경우는 달라」

「뭐, 뭐야! 다, 다르다고! 그런 거, 심하잖아」

켈토우리는 몹시 실망하면서도, 화가났다.
자신에 대한 첫사랑이, 정당한 사랑이 아니라고 들으면, 당연하다.

하지만 루우는 철회하지 않고, 고개를 갸웃하며 신음소리를 낼뿐이다.

「응, 케리에 대해서는」

「나, 나에 대해서는 뭐야?」

「아마, 누나에 가까운 감정일거야」

「누, 누나?」

「응」하고, 억지로 치고 있던 긴장의 실이……「뚝」하고 끊어진다.
켈토우리의 표정에는, 분명히 낙담의 기색을 간파할 수 있었다.

하지만, 루우는 담담하게 이야기해간다.

「응, 나에게는 육친이 없어서, 분명히는 말할 수 없지만」

켈토우리는 「풀썩」했지만, 힘을 쥐어짠다.
고집이라도, 다시 듣지않고는 있을 수 없으니까.

「나는 누나……야? 정말로?」

하지만!
루우의 대답은 야박하다.

「응, 정말로 누나야. 굉장히 신경이 쓰였기때문에, 첫사랑에 관해서 쓰여진 다른 책도 찾아봤어. 시험삼아서 읽어보면, 먼저 읽은 책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다」

루우답다고 하면, 루우답다.
끓은 의문을 그대로 두지않고, 다른 책을 읽었다.
그리고 읽은 책에는, 루우가 요구하고 있던 대답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켈토우리에는, 완전히라고 말해도 좋은, 고맙지않은 대답이었다.

「누나와 같다고……」

「응! 이 학원에서 재회했을 때를 기억하고 있지? 아데라이도씨에게, 케리를 누이와 동생사이라고도 말했고. 그 때 그렇게 부른 건 솔직한 감정에서 나왔다고 생각해」

「…………」

「응! 틀림없어. 지인을 만날 수 있어서, 마음이 놓였다는 기분이 컸어. 이 왕도는, 나에게 있어서 전혀 모르는 장소였고」

「…………」

「케리의 행방도 신경이 쓰여서, 나는 걱정하고 있었고,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조금 전부터, 루우가 일방적으로 말하면……
켈토우리는, 완전하게 입을 다물어버리고 있었다.
평소의 그녀와 달리, 반론조차 하고 싶지않았다.

솔직히, 켈토우리는 귀를 막고 싶었다.
왠지 루우의 기분을, 더 이상 듣고 싶지않았다.

현실 도피하도록, 켈토우리의 기억은 먼 옛날로 날고 있었다.
그리고, 깊게 생각하고 있었다.
『첫사랑』에 대해서다.

루우는, 켈토우리가 첫사랑의 상대라고 고해줬다.
그러면 자신은 어떨까?
켈토우리는, 자문자답한다.

과연, 첫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경험은 있었을까?

……켈토우리는 아루부의 나라 이에이라의 마을에서 태어나서, 철 들었을 무렵부터 계속 마법사의 수행을 해왔다.
생각해내도, 어릴 적에 연정을 품은 기억은 없다.

하지만, 같은 세대의 여자중에는 조숙한 아이도 많았다.
빨리 사랑에 눈을 떠서, 결혼하는 자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켈토우리는 언니 류디아와 함께 오로지 마법으로 세월을 보내는 생활이었다.
그런 두 엘프를 보고, 말이 많은 자들은, 강직한 마법 바보의 자매라고 험담을 해댔다.
두 엘프의 장래를 이상하게 걱정하는 가족도 있었지만, 두 엘프 모두 마법을 아주 좋아해서, 실제로 이성에게 전혀 흥미가 없었다.

이윽고 일족장 슈르베스텔이, 어린 인간족인 루우를 데려와서, 켈토우리들 자매에게 주선을 부탁하면……
두 사람의 생활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10살의 루우를 돌보며 다양한 일을 하고 있을 때, 켈토우리는 마치 모친같은 기분을 맛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가진 적이 없는 켈토우리에게는, 충격적인 체험이었다.
직접 물어보며, 확인하지는 않지만, 언니 류디아도 아마 같은 기분이었던 건 틀림없다.

다만……
옆에서 봐도, 켈토우리와 류디아 자매는, 아이를 바라는 상냥한 어머니나 누나는 아니었을거라고 생각된다.
두 엘프는 엄격한 태도로, 루우를 「딱」하고 예의범절을 가르쳤으니까.

원래 루우는 얌전하고, 짓궃은 장난이나 나쁜 행동을 하는 남자아이는 아니었다.
하지만, 「유유자적」이 너무 하고 있어서, 상당히 천연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무심코 안절부절 해서, 두 엘프가 더욱 더 꾸짖어버린 경우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루우는, 켈토우리들에게 들은 일을 충실히 지키고, 가끔 예상치못한 동정심을 보여줬다.
루우의, 자그마한 상냥함에 접했을 때……
켈토우리는 어머니로서 누나로서 무상의 기쁨을 느끼고 있어서 마법을 배울 때와는 또 다른 행복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따뜻한 생활이 변해온 시기는, 루우가 마법의 훌륭한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나서다.
루우의 재능을 봐도, 류디아는 태도에 전혀 변화는 없었지만, 켈토우리는 초조를 느끼고 있었다.
지금까지 있던, 마법의 실력차이가 눈 깜짝할 순간에 줄어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루우와 켈토우리.
실력의 차이가 뚜렷한, 정령이 강림한 의식의 날이다.

무려 루우는 모든 정령의 축복을 받아서, 전설이라고도 할 수 있는 전속성 마법사용자《올라운더》라는 사실이 발각됐다.
땅의 정령(노움)과 물의 정령(운디네)의, 축복을 받은 복수 속성 마법사용자로서의 자랑이……
앞서가는, 루우에 대한 최후의 보루였는데……
고민하고 있던 켈토우리에게는, 더욱 더 충격이었다.

이렇게 되면……내려가버린 동기는 회복되지 않았다.
이후의 수행에도, 전혀 힘이 들어오지 않게 됐다.

그리고 머지않아서, 켈토우리는 고향을 나왔다.
가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형태로……

마을의 누구에게도 행선지를 고하지않고, 어느 날 야밤중에 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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